diff --git a/package-lock.json b/package-lock.json index bd0ea6d..ec912ac 100644 --- a/package-lock.json +++ b/package-lock.json @@ -10,13 +10,12 @@ "hasInstallScript": true, "dependencies": { "@prisma/client": "^5.14.0", - "@supabase/ssr": "^0.4.0", - "@supabase/supabase-js": "^2.44.2", - "@vercel/postgres": "^0.8.0", + "@vercel/postgres": "^0.8.0", "next": "14.2.3", "next-auth": "^4.24.7", "react": "^18", - "react-dom": "^18" + "react-dom": "^18", + "zustand": "^4.5.4" }, "devDependencies": { "@types/node": "^20", @@ -642,6 +641,7 @@ }, "node_modules/@babel/runtime": { "version": "7.24.5", + "dev": true, "license": "MIT", "dependencies": { "regenerator-runtime": "^0.14.0" @@ -1841,12 +1841,12 @@ }, "node_modules/@types/prop-types": { "version": "15.7.12", - "dev": true, + "devOptional": true, "license": "MIT" }, "node_modules/@types/react": { "version": "18.3.2", - "dev": true, + "devOptional": true, "license": "MIT", "dependencies": { "@types/prop-types": "*", @@ -2019,6 +2019,27 @@ "dev": true, "license": "ISC" }, + "node_modules/@vercel/analytics": { + "version": "1.3.1", + "resolved": "https://registry.npmjs.org/@vercel/analytics/-/analytics-1.3.1.tgz", + "integrity": "sha512-xhSlYgAuJ6Q4WQGkzYTLmXwhYl39sWjoMA3nHxfkvG+WdBT25c563a7QhwwKivEOZtPJXifYHR1m2ihoisbWyA==", + "license": "MPL-2.0", + "dependencies": { + "server-only": "^0.0.1" + }, + "peerDependencies": { + "next": ">= 13", + "react": "^18 || ^19" + }, + "peerDependenciesMeta": { + "next": { + "optional": true + }, + "react": { + "optional": true + } + } + }, "node_modules/@vercel/postgres": { "version": "0.8.0", "license": "Apache-2.0", @@ -2890,7 +2911,7 @@ }, "node_modules/csstype": { "version": "3.1.3", - "dev": true, + "devOptional": true, "license": "MIT" }, "node_modules/damerau-levenshtein": { @@ -6785,6 +6806,7 @@ }, "node_modules/regenerator-runtime": { "version": "0.14.1", + "dev": true, "license": "MIT" }, "node_modules/regexp.prototype.flags": { @@ -6994,6 +7016,12 @@ "node": ">=10" } }, + "node_modules/server-only": { + "version": "0.0.1", + "resolved": "https://registry.npmjs.org/server-only/-/server-only-0.0.1.tgz", + "integrity": "sha512-qepMx2JxAa5jjfzxG79yPPq+8BuFToHd1hm7kI+Z4zAq1ftQiP7HcxMhDDItrbtwVeLg/cY2JnKnrcFkmiswNA==", + "license": "MIT" + }, "node_modules/set-function-length": { "version": "1.2.2", "dev": true, @@ -7751,6 +7779,15 @@ "punycode": "^2.1.0" } }, + "node_modules/use-sync-external-store": { + "version": "1.2.0", + "resolved": "https://registry.npmjs.org/use-sync-external-store/-/use-sync-external-store-1.2.0.tgz", + "integrity": "sha512-eEgnFxGQ1Ife9bzYs6VLi8/4X6CObHMw9Qr9tPY43iKwsPw8xE8+EFsf/2cFZ5S3esXgpWgtSCtLNS41F+sKPA==", + "license": "MIT", + "peerDependencies": { + "react": "^16.8.0 || ^17.0.0 || ^18.0.0" + } + }, "node_modules/utf-8-validate": { "version": "6.0.3", "hasInstallScript": true, @@ -8142,6 +8179,34 @@ "funding": { "url": "https://github.com/sponsors/sindresorhus" } + }, + "node_modules/zustand": { + "version": "4.5.4", + "resolved": "https://registry.npmjs.org/zustand/-/zustand-4.5.4.tgz", + "integrity": "sha512-/BPMyLKJPtFEvVL0E9E9BTUM63MNyhPGlvxk1XjrfWTUlV+BR8jufjsovHzrtR6YNcBEcL7cMHovL1n9xHawEg==", + "license": "MIT", + "dependencies": { + "use-sync-external-store": "1.2.0" + }, + "engines": { + "node": ">=12.7.0" + }, + "peerDependencies": { + "@types/react": ">=16.8", + "immer": ">=9.0.6", + "react": ">=16.8" + }, + "peerDependenciesMeta": { + "@types/react": { + "optional": true + }, + "immer": { + "optional": true + }, + "react": { + "optional": true + } + } } } } diff --git a/package.json b/package.json index 65a2ec4..7ccdad4 100644 --- a/package.json +++ b/package.json @@ -14,11 +14,13 @@ "@prisma/client": "^5.14.0", "@supabase/ssr": "^0.4.0", "@supabase/supabase-js": "^2.44.2", + "@vercel/analytics": "^1.3.1", "@vercel/postgres": "^0.8.0", "next": "14.2.3", "next-auth": "^4.24.7", "react": "^18", - "react-dom": "^18" + "react-dom": "^18", + "zustand": "^4.5.4" }, "devDependencies": { "@types/node": "^20", diff --git a/public/chevron-left.svg b/public/chevron-left.svg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cb67416 --- /dev/null +++ b/public/chevron-left.svg @@ -0,0 +1,4 @@ + diff --git a/public/chevron-right.svg b/public/chevron-right.svg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3117af9 --- /dev/null +++ b/public/chevron-right.svg @@ -0,0 +1,4 @@ + diff --git a/src/app/layout.tsx b/src/app/layout.tsx index c97ef3e..0eafb9c 100644 --- a/src/app/layout.tsx +++ b/src/app/layout.tsx @@ -1,15 +1,14 @@ import type { Metadata } from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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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s[0]); + const [userName, setUserName] = useState(""); + const { id, setId } = IdStore(); + const testName = "test"; + + useEffect(() => { + setTextValue(""); + setQuote(quotes[quoteNumber]); + setId(testName); + setUserName(id); + }, [quoteNumber, id, setId]); + + console.log(userName); const sentences = quote.content.split("\n"); @@ -33,7 +49,6 @@ export default function Home() { let targetLength = targetValue[sentenceCurrent].length; if (targetLength == sentences[sentenceCurrent].length) { setInputCollection((prev: string[]) => { - //다음 index가 없거나, 처음 들어올때 if (prev[sentenceCurrent] == undefined || prev.length == 0) { return [...prev, targetValue[sentenceCurrent]]; } else { @@ -94,7 +109,6 @@ export default function Home() { {previousInputValue[wordIndex]} ); } - let testInput = textValue.split("\n"); let testInputLetter = testInput[sentenceCurrent].split(""); @@ -131,6 +145,20 @@ export default function Home() { ); }; + + const handleNextClick = () => { + if (quoteNumber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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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 "content": "우리들은 서로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마음 깊이 믿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분명한 것은 서로의 인생이 얽혀버렸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하찮은 인연이 끝까지 따라다니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 }, - { - "title": "보통의 언어들", - "author": "김이나", - "content":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쉴 새 없이 자기의 단점을 고백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급적이면 좋은 걸 더 많이 보는 사람은, 아마도 안에 좋은 게 더 많은 사람일 테다." - }, - { - "title": "의지와 증거", - "author": "비그디스 요르트", - "content": "피할 수 없다면 잃어버리는 법을 연습하고 있어, 그녀는 말했다. 품위 있게, 기분 좋게 잃어야 해. 그녀는 최근 자신이 잃은 것들을 열거했고, 나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녀는 품위 있게, 기분 좋게 잃는 법, 어제 잃어버린 것을 슬퍼하거나 내일 무엇을 잃어버릴지 두려워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 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지겹도록 노력을 해 봤으면 당신도 슬슬 깨달아야 할 거 아냐?\n그만큼 노력해도 안 된다면 잘못된 것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바로 이 세상이라는 걸.\"" - }, - { - "title": "「희랍어 시간」", - "author": "한강", - "content": "정말 몰랐습니까.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기로 당신이 나무토막을 집어 내 얼굴을 쳤을 때, 내가 즉시 기절했을 때, 델 것 같은 눈물이 내 눈에서 흐르고 있었던 것을 당신은 보았습니까." - }, - { - "title": "시간이 멈춘 자리에서", - "author": "헬무트 두비엘", - "content": "삶이 열려 있음을 아는 것, 다음 산을 넘으면, 다음 골목으로 접어들면, 아직 알지 못하는 지평이 놓여 있으리라는 기대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우리는 늘 순간을 살아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n편린으로 남아 있는 기억들.\n그것에 살을 붙이고 의미를 만드는 것은\n결국 개별 존재들의 몫인 것이다." - }, - { - "title": "냉정과 열정사이", - "author": "츠지 히토나리", - "content":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n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 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 - }, - { - "title": "구의 증명", - "author": "최진철", - "content": "희망은 해롭다. 그것은 미래니까. 잡을 수 없으니까.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끌어들이니까. 욕심을 만드니까. 신기루 같은 거니까. 이 말을 왜 해주고 싶었냐면, 나는 아무 희망 없이 살면서도 끝까지, 죽는 순간에도 어떻게든 살고 싶었는데, 그건 바로 담이 너 때문에. 희망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 }, - { - "title": "작별인사", - "author": "김영하", - "content": "잠깐이지만 우주의 아름다움을 엿보고 갈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이걸 다시 보려면 억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 거야." - }, - { - "title":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author": "김초엽", - "content": "우리가 소비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오직 감정 그 자체였던가?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의미가 배제된 감정만을 소비하는 것은 인간을 단순히 물질에 속박된 동물로 전락시키는 일이 아닐까? 애초에 인간이 의미를 추구하는 행위조차도 궁극적으로 보다 고차원적인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지 않은가?" - }, - { - "title":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author": "김초엽", - "content": "처음으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깔개 위에 몸을 뉘였을 때 희진은 문득 울고 싶었다. 고작 그 정도의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욕망은 곧 시선에서 시작된다.\n누군가가 다른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n이곳은 그 시선의 비극이 처음으로 발생하는 장소였다." - }, - { - "title":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author": "코맥 매카시", - "content": "인생은 매순간이 갈림길이고 선택이지. 어느 순간 당신은 선택을 했어. 다 거기서 초래된 일이지. 결산은 꼼꼼하고 조금의 빈틈도 없어. 그림은 그려졌고 당신은 거기에서 선 하나도 지울 수 없어. 당신 뜻대로 동전을 움직일 수는 없지. 절대로. 인생의 길은 쉽게 바뀌지 않아. 급격하게 바뀌는 일은 더구나 없지. 당신이 가야 할 길은 처음부터 정해졌어." - }, - { - "title": "영원한 화자", - "author": "김애란", - "content": "나는 따뜻한 사람이지만, 당신보다 당신의 절망을 경청하고 있는 나의 예의바름을 더 사랑하고 있는 점에서 무례한 사람이다." - }, - { - "title":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 "author": "에릭 와이너", - "content": "좋은 질문은 그렇다. 사람을 단단히 붙잡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프레임을 다시 짜서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해답을 찾게 할 뿐만 아니라 해답을 찾는 행위 그 자체를 재평가하게 만든다." - }, - { - "title": "사랑에 물들다", - "author": "정현주", - "content":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마음속에 바다를 갖게 되는 일이야.\n사랑이 두려워 도망가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바다라는 건 평생을 퍼내도\n다 퍼낼 수가 없는 거잖아. 바닷물을 퍼내기보단 내 안의 바다에 충실하자고 생각했어." - }, - { - "title": "지구 끝의 온실", - "author": "김초엽", - "content": "\"저는 진실이 뭔지 몰라요. 지수 씨가 정말로 뭘 한건지는 알 수 없죠. 당신의 마음이 실제로 유도된 것인지는요. 어쨌든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n그렇게 오랜 시간 변하지 않았던 마음은, 정말로 그곳에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 - { - "title": "노르웨이의 숲", - "author": "무라카미 하루키", - "content": "\"근데, 넌 어떻게 그런 사람만 좋아하는 거야? 우린 다 이상하게 비틀리고 꼬여서 버둥거리기만 하다가 점점 깊은 물에 가라앉은 사람들이야, 나도 기즈키도 레이코씨도, 모두가 그래. 왜 좀 제대로 된 사람을 좋아할 수 없는 거야?\"\n\"그건 내 눈에도 그리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 너도 기즈키도 레이코씨도 이상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내 눈에 좀 이상해 보이는 인간들은 모두 당당히 바깥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지.\"\n\"그렇지만 우린 어딘가가 잘못됐어. 난 알아.\"" - }, - { - "title":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 (10)", - "author": "장수연", - "content": "나로 말할 것 같으면, 'MBC 파업'이라는 사안은 커녕 내 몫의 경험조차도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하나 건진 명제는 '모든 사람은 나빠질 가능성을 품고 산다'는 것. 나는 정말로 이 사실이 무섭다. 누구나 언제든 내가 증오하고 경멸했던 사람들, 한심하게 여겼던 사람들처럼 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한두 번만 눈감으면 된다. 외면은 습관처럼 익숙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 그게 맞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 }, - { - "title": "밝은 밤", - "author": "최은영", - "content": "그렇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일, 이 세상에 머물다 사라진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기억되고 싶을까. 나 자신에게 물어보면 언제나 답은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기원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이 인간의 최종 결말이기도 했다." - }, - { - "title":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author": "무라카미 하루키", - "content": "미숙함은, 젊음은 모두 같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기다리지 못한다는 것. 어떤 일을 하면 금방 결과를 보고 싶어한다. 인생이란 곧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교훈은 평균수명의 절반 이상을 살아보지 않고는 체감할 수 없다. 그리고 진절머리 나는 일이지만 그 교훈이 진실이라는 걸 깨달으려면 아마도 남은 인생 전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선생은 말하고 싶은 것이다.\n이곳은 최초의 악몽.\n꿈이 곧 현실이 되는 세계.\n돈을 믿는 자가 숫자에 가치를 부여하여 자본의 세계를 살 듯,\n많은 이들이 믿는 허상은 힘을 가지게 된다." - }, - { - "title": "인간 실격 (첫번째 수기)", - "author": "다자이 오사무", - "content":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n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n\n나한테는 재난 덩어리가 열 개 있는데,\n그중 한 개라도 이웃 사람이 짊어지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는 충분히 치명타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일도 있었습니다.\n\n그것은 인간에 대한 저의 최후의 구애였습니다.\n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 - { - "title": "강철 같은 마음", - "author": "강철의 연금술사", - "content": "아픔이 없는 교훈에는 의미가 없다.\n사람은 무언가의 희생이 없인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까.\n하지만 그 아픔을 견디고 넘어섰을 때,\n사람은 무엇에도 지지 않는 강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n\n그래, 강철 같은 마음을.." - }, - { - "title": "「희랍어 시간」", - "author": "한강", - "content": "당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희랍식 논증의 방식으로 이따금 나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무엇인가를 잃으면 다른 무엇인가를 얻게 된다는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할 때, 당신을 잃음으로써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 보이는 세계를 이제 잃음으로써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 }, - { - "title": "「모래로 지은 집」", - "author": "최은영", - "content":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사람에게 연연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상하고 망가지고 비뚤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구질구질하고 비뚤어진 인간이 되느니 차라리 초연하고 외로운 인간이 되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 }, - { - "title": "산책과 연애 (1)", - "author": "유진목", - "content": "내 숱한 경험에 비추어 내린 결론은 이렇다. 사람은 믿을 필요도 의심할 필요도 없다. 타인은 그저 내버려두면 된다. 먼 산을 보듯 바라보면 안전하다. 믿을 것도 의심할 것도 속을 것도 없다. 그런데 먼 산이 갑자기 나를 향해 성큼 다가온다면? 그래서 지각이 변동하는 힘으로 나를 뒤흔들었다면? 가까이서 보니 이름 모를 풀과 꽃이 잔뜩 피어 있고 중턱쯤엔 쉬기 좋은 커다란 나무 그늘이 있어 그 산에 오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정상에 올라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싶다면?" - }, - { - "title": "영화 풀잎들", - "author": "홍상수", - "content": "사람들이 만나는구나 서로 감정이 부닥치고 감정으로 힘을 내고 아무 상관도 없던 삶이 엮어지고 서로 같이 서서 있게 되는구나. 결국은 사람은 감정이고 감정은 너무 쉽고 너무 힘 있고 너무 귀하고 너무 싸구려고 너무 그립다. 그렇다. 지금은," - }, - { - "title": "해가 지는 곳으로", - "author": "최진영", - "content":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n\n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걷고 걸었다. 위험은 수없이 많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땐 그게 전쟁인지도 몰랐다. 뭔지도 모르고 사람을 죽였다. 아무도 죽이지 않고 살아남는 것. 그게 가능할까.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세계는 뒤집어졌고 인류의 질서는 제로가 되었다.\n\n생명은 여전히 고귀한가.\n살인은 아직도 죄악인가." - }, - { - "title": "두 도시 이야기 p.15", - "author": "찰스 디킨스", - "content":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 - { - "title": "죽은 시인의 사회", - "author": "피터 위어", - "content":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길을 가거라. 바보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간에." - }, - { - "title": "무진기행", - "author": "김승옥", - "content": "찾아가는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 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바입니다.\n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n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n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다 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 }, - { - "title": "파과 p.342", - "author": "구병모", - "content": "사라진다.\n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n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 }, - { - "title": "디스 옥타비아 (5)", - "author": "유진목", - "content": "우리는 살아 있기 때문에 살아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처럼. 한 때 나는 만족스러운 삶의 한가운데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 절망했다. 우리가 함께하는 삶이 반드시 끝나리라는 것. 나는 혼자 남겨지리라는 것." - }, - { - "title": "슬픔을 아는 사람", - "author": "유진목", - "content": "내가 그랬지? 몸과 마음이 좋지 못해서 누워만 있었지? 계속 잠만 잤지? 방문 밖에서 고양이가 울어도 나가보지 않았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일어설 수 없었지?\n\n그러니 매일 시를 쓰면 좋겠다는 욕심은 갖지 말도록 하자. 어느 날은 쓸 수 있고 어느 날은 쓸 수 없음을 받아들이자. 쓸 수 없는 날에는 남의 좋은 것을 보도록 하자. 무엇이 좋은지 또 무엇이 나쁜지 분별하도록 하자. 그리고 나도 좋은 것을 만들자. 부디 그렇게 하자.\n다시는 그렇게나 오래 잠들지 말자." - }, - { - "title": "파과", - "author": "구병모", - "content": "\"언젠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너는 저리로 나가야 해. 톡 대기만 해도 열리는 거 봤지? 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다 서서히 굶어 죽는 건 딱 질색이다. 돌봐줄 사람을 찾든 쓰레기통을 뒤지든, 너는 나가서 어떻게든 살아야 해. 단 개장수들한테는 잡히지 말고.\"" - }, - { - "title": "질투는 나의 힘", - "author": "기형도", - "content":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n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n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n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n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n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n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n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n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n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n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n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n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n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 - { - "title": "고독과 외로움", - "author": "박준", - "content":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 }, - { - "title": "새의 선물", - "author": "은희경", - "content": "어느 날 나는 지나간 일기장에서 '내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긴 목록을 발견했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않는단 말인가. 이 세상 모든 것은 다면체로서 언제나 흘러가고 또 변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사람의 삶 속에 불변의 의미가 있다고 믿을 것이며 또 그 믿음을 당연하고도 어이없게 배반당함으로써 스스로 상처를 입을 것인가. 무엇인가를 믿지 않기로 마음먹으며 그 일기를 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삶을 꽤 심각한 것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 }, - { - "title":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 "author": "테드 창", - "content": "당신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당신 성격의 일부가 되고, 당신이라는 사람을 형성하니까요. 만약 당신이 잘못 받은 거스름돈을 언제나 돌려주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지금 행동은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영향을 끼칠 거예요.\n우리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선한 일을 할 때마다, 당신은 다음번에도 선한 일을 할 가능성이 많은 인물로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건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 }, - { - "title": "디스 옥타비아 (4)", - "author": "유진목", - "content": "나는 쓸 수 있었다. 나는 기다릴 수 있었고, 사랑할 수 있었다. 나는 화를 낼 수 있었고, 마침내 웃을 수도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오해할까 봐 상심했었고, 내가 틀렸을까 봐 몰래 걱정했었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이 있었고, 하고난 뒤에는 반드시 후회하는 말이 있었다. 나에게는 예감이 있었다. 나는 인생이 예감과는 전혀 다른 것을 가져올 때 놀라움을 느꼈다." - }, - { - "title": "밝은 밤", - "author": "최은영", - "content":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 }, - { - "title": "얼어붙은 송곳니", - "author": "노나미 아사", - "content":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그런 거들먹거리는 말을 할 생각은 없다. 그저 완전한 타인에 대한 증오 따위 그렇게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미워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사건, 쉴 새 없이 나타나는 범죄자에 대해 그런 풋내 나는 감상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럴 만큼 한가하지 않다." - }, - { - "title": "사랑하기 좋은 계절에", - "author": "이묵돌", - "content":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좌절한다. 주체할 수 없이 설레고 답답해한다. 흥분하고 축 가라앉는다. 황홀해지고 우울해진다. 밀어내고 도로 껴안는다. 꼴도 보기 싫었다가 한없이 그리워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싸우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화해한다. 한때는 콱 죽어버리고 싶었지만 요새는 영원히 살고 싶다. 좀처럼 이해되지 않지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쯤은 이해하고 있다. 당신이 찾던 답과 다르다면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 }, - { - "title": "전지적 독자 시점", - "author": "싱숑", - "content": "오늘은 2월 15일.\n스마트폰의 날짜는 그랬다. 이곳의 시간과 지구의 시간은 일치하지 않는다.\n그러니 이 표기는 그저 '오류'일 뿐일 것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그저 우연히 매겨진 날짜.\n그럼에도 만약, 어떤 기적이 일어나 저 날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n\n오늘은, 나의 생일이었다." - }, - { - "title":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author": "김수현", - "content": "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내 삶과 비교하는 것이\n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이야기했다.\n우리 역시 약간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구경하고,\n그 대가로 비참함을 지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n하지만 그렇게 충족된 호기심으론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n그 에너지와 호기심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삶을 돌보는 데 사용해야 한다.\n그러니, 타인의 삶에 기꺼이 친구는 되어주되 관객은 되지 말자." - }, - { - "title": "복자에게", - "author": "김금희", - "content": "상처가 깊은 사람에게는 누군가를 믿을 힘이 없다는 것, 눈으로 보이지 않는 편까지 헤아려 누군가의 선의를 알아주기 힘들다는 것까지는 나 역시 헤아리지 못했다." - }, - { - "title": "나무야 나무야 p.91", - "author": "신영복", - "content": "위로는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위로는 그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좌절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 - { - "title":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 "author": "조수경", - "content": "만일 당신이 종종 마음을 앓는 사람이라면, 아마 계절의 아름다움이라든가 노래 한 곡이 주는 행복 같은 것도 더 깊이 느끼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당신이 당신의 섬세한 심장을 믿었으면 좋겠다." - }, - { - "title": "당신의 아주 먼 섬", - "author": "정미경", - "content": "어떤 시간은, 그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임을 예견하게 한다. 어떤 하루는, 떠올리면 언제라도 눈물이 날 것이라는 걸 미리 알게 한다." - }, - { - "title":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 "author": "안리타", - "content": "가만히 파도 소리를 듣는다.\n파도는 당신의 맥박을 닮았고, 더 이상 언어 따위는\n종말해도 무관할 이 순간을 닮았고,\n부서져도 좋을 심장을 닮았다.\n오래전 당신과 나는\n어쩌면 진짜\n하나의 바다였다고 생각했다." - }, - { - "title": "나미야 점화점의 기적", - "author": "히가시노 게이고", - "content": "지금 선택한 길이 올바른 것인지 누군가에게 간절히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고민이 깊어지면 그런 내 얘기를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 같다. 어딘가에 정말로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밤새 써 보낼 고민 편지가 있는데, 라고 헛된 상상을 하면서 혼자 웃었다. 어쩌면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너무도 귀하고 그리워서 불현듯 흘리는 눈물 한 방울에 비로소 눈앞이 환히 트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 }, - { - "title": "전지적 독자 시점", - "author": "싱숑", - "content": "지금껏 나를 살게 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세계의 흔적들. 그런 걸 보고, 어떻게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있겠어." - }, - { - "title":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author": "우종영", - "content":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 그리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 }, - { - "title": "정확한 사랑의 실험", - "author": "신형철", - "content":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새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의 사랑은 질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 }, - { - "title": "힘을 주는 존재", - "author": "강송희", - "content": "될 것 같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n그 힘으로 인생이 굴러가기도 한다.\n\n그리고 그 누군가가 나일 때,\n가장 힘이 세다." - }, - { - "title": "트로피컬 나이트", - "author": "조예은", - "content": "이거 하나만 기억해줘. 물은 어디로든 가고 어디로든 흐르잖아. 아마 세상도 곧 그렇게 될거야. 이건 확신이야. 내 애정이, 내 목소리가 너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닿을 거라고 믿어.\n내 꿈속의 네가 진짜 너라면, 내 손을 잘 간직해줘." - }, - { - "title":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 "author": "조세프 응우옌", - "content": "우리의 직관과 내적 지혜(신)는 항상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당신은 뭔가를 해야 한다고 귀에다 속삭이던 그 작은 목소리를 기억하나요? 가령 직장을 그만둘 때가 됐다든가, 당신에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라든가, 누군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라든가, 친구에게 다시 연락해보라는 조언을 들려주었을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은 바로 그 직감입니다." - }, - { - "title":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author": "프랑수아즈 사강", - "content":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 }, - { - "title": "디오니소스 찬가", - "author": "프리드리히 니체", - "content": "혼잡 속으로 들어가라. 사람들 속으로 가라. 모두가 있는 장소로 향하라. 모든 이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은 더욱더 온화하고 착실하며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고독한 것은 좋지 않다. 고독은 당신을 깔끔하지 못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고독은 인간을 부패시키고 폐인으로 만든다. 자, 집을 나서서 거리로 가라." - }, - { - "title": "모순", - "author": "양귀자", - "content":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n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n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한 채 살게 될 것이다.\n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무엇이다." - }, - { - "title":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author": "신형철", - "content": "설사 상대방이 가진 것에 매혹되면서 관계가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 관계가 상대방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이해로 돌이킬 수 없이 깊어질 때에만,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옷.\n재환 자신인 동시에 재환이 아닌 존재들.\n그런 존재들이 자신을 대신해서 죽어갔다.\n그를 '존재'로 남기기 위해.\n처음 이 여정을 시작한 이유를 지켜내기 위해." - }, - { - "title": "연금술사", - "author": "파울로 코엘료", - "content": "우리는 단순하게 사는 법을 잊어버렸다.\n바쁜 일상 속에 간혹 비치는 오아시스 앞에 앉은 듯한 고요한 순간이 찾아와도\n우리는 그것이 우리 삶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예비해주는 귀중한 순간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 }, - { - "title": "아가미", - "author": "구병모", - "content": "강하는 그 이름을 일상적으로 부르는 것조차 두려웠던 거예요.\n한 번 제대로 마주한 적 없는 존재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 한 음절이 혈관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마침내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 }, - { - "title": "라라랜드 평론글", - "author": "허지웅", - "content": "만약에 네가 조금 더 우리를 믿었다면\n만약에 내가 조금 더 강한 사람이었다면\n\n이루어질 리 없고 되풀이 될 리 없으며\n되돌린다고 해서 잘될 리 없는 것을\n모두가 대책없이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어서\n\"만약에\"는 슬픈 것이다." - }, - { - "title": "디스 옥타비아 (9)", - "author": "유진목", - "content": "삶은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순조롭게 흘러간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불행은 나를 찾아오지만 행복은 내가 찾아가는 것이다. 삶은 그것을 거스른 적이 없었다." - }, - { - "title": "모래로 지은 집", - "author": "최은영", - "content":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사람에게 연연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상하고 망가지니 차라리 초연하고 외로운 인간이 되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 }, - { - "title":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 "author": "이슬아", - "content": "나는 아직 누구를 너무 좋아하는 동안 그 사람에 대해 의연해지는 법을 모른다. 누군가와 같이 잘 지내는 것에도 실패하고 혼자 잘 지내는 것에도 실패하는 날이 있다. 그런 실패뿐인 날에는 열심히 뛰어서 땀을 내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에 오는 수밖에 없다." - }, - { - "title": "너의 그림자를 읽다", - "author": "Jill Bialosky", - "content": "우리는 잠들고, 깨어나고, 기도하고, 희망하고, 나무의 잎사귀가 다른 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지는 못한다. 건널목에서 버스 한 대가 지나갈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기분이 들 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목숨을 위협할 만한 끔찍한 고통 속에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한다." - }, - { - "title":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author": "코맥 매카시", - "content": "너는 어제 몇 시에 일어났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중요한 건 어제야. 다른 건 중요치 않아.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너의 인생이 되지. 그밖엔 아무것도 없어. 너는 도망가서 이름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지 몰라.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천장을 바라보며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하고 묻게 돼." - }, - { - "title": "나는 사랑을 구원이라 믿는다", - "author": "채민지", - "content": "올해에는 어떠한 계절이 와도\n떠오르는 사람 하나 없길 바랐는데\n나는 역시 추억에 너무 약해\n내가 사랑했던 것들을\n도무지 쉽게 잊을 수가 없다\n\n나는 너를\n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라\n너에게 사랑받던 나를\n버리지 못하는 거야\n내가 생각해도 그때의 나는\n너무나 행복해 보이고 예뻤거든\n\n나는 떠난 사람을 기억 속에 적당히 남겨두고\n떠올리며 그리워하는 일을 사실 좋아한다\n\n내가 사랑한 것들이\n나를 불행하게 해도\n나는 그들을 사랑해" - }, - { - "title": "생각이 나서", - "author": "황경신", - "content":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누군가를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n있다와 없다는 공생한다.\n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 }, - { - "title": "깊은 슬픔", - "author": "신경숙", - "content": "왜 이해는 이렇게 늦게 오는 건지.\n다 지나가고 돌이킬 수 없을 때 오는 건지.\n이해하고 싶지만 삶은 이해하는 게 아닌지 모른다.\n그냥 살아가야 하는 건지도.\n그렇기 때문에 아픔이 이렇게 멈추지 않는 건지도." - }, - { - "title": "사생활의 천재들 (8)", - "author": "정혜윤", - "content": "저는 자신의 한계에도 장점에도 고통에도 행운에도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한계는 한탄하고 장점은 과장하는 그런 태도 말고요. 한계도 장점도 길을 내딛는 하나의 원료로 쓰는 거지요. 어차피 한계와 결핍과 고통에서 모든 중요한 것들이 다 나옵니다.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서글픈 일은 아닙니다. 고통이 없다면, 고통이 없기만 바란다면, 고통이 없는 척한다면, 고통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둔다면 우린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할 것입니다." - }, - { - "title": "풀이 눕는다", - "author": "김사과", - "content": "사랑은 책임을 뜻하지 않는다. 그건 가장 살아 있다는 걸 뜻했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를 망각한다는 뜻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금 이 순간만을 바라보겠다는 약속이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한편 책임이란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쇠사슬에 현재를 묶어놓겠다는 뜻이고, 그래서 그건 사랑의 반대였다. 사랑은 쇠사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시간 자체이지, 그것에 대한 대비나 계획이 아니다. 그러니까 돈 따위가 우리의 사랑을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 - }, - { - "title": "아침의 피아노(2)", - "author": "김진영", - "content": "마음이 너무 무거운 건 이미 지나가서 무게도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다.\n너무 가벼운 것 또한 아직 오지 않아서 무게 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 때문이었다.\n모두가 마음이 제 무게를 잃어서였다.\n제 무게를 찾으면 마음은 관대해지고 관대하면 당당해진다." - }, - { - "title": "사양", - "author": "다자이 오사무", - "content": "행복감이란 비애의 강바닥에 가라앉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의 극한을 지나 아스라이 신기한 불빛을 보는 기분. 이런 게 행복감이라면 폐하도 어머니도 그리고 나도, 분명 지금, 행복한 거다. 고즈넉한 가을날 아침. 햇살 따사로운 가을 뜰." - }, - { - "title": "어린이라는 세계", - "author": "김소영", - "content": "언제나 절망이 더 쉽다. 절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얻을 수 있고, 무엇을 맡겨도 기꺼이 받아 준다. 희망은 그 반대다. 갖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요구하는 것이 많다. 바라는 게 있으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외면하면 안 된다고, 심지어 절망할 각오도 해야 한다고 우리를 혼낸다. 희망은 늘 절망보다 가차 없다. 그래서 우리를 걷게 한다." - }, - { - "title":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 "author": "오스카 와일드", - "content": "젊을 때 당신의 젊음을 깨달으시오. 쓸데없는 것에 귀 기울이거나 희망 없는 실패를 만회하려 발버둥치거나, 아니면 무지한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 저속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삶을 내주면서 당신의 황금 시절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시오. 그 모든 것은 다 우리 시대의 감상적인 목적이고 그릇된 이상에 불과하고. 당신의 삶을 사시오!" - }, - { - "title": "구의 증명", - "author": "최진영", - "content": "힘든 일할 때 시간이 빨리 가면 좋잖아.\n주저하다가 물었다.\n그 속도로 내 삶이 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좀......무서워.\n주저하며 구가 대답했다. 한참 후에 덧붙였다.\n그렇게 늙어버리는 거 순간일 것 같아." - }, - { - "title": "모순", - "author": "양귀자", - "content":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 }, - { - "title": "낙원", - "author": "압둘라자크 구르나", - "content": "그들은 가난과 물가에 대해 불평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 자신들의 거짓말이나 잔인함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 }, - { - "title": "연인", - "author": "마르그리트 뒤라스", - "content": "바라본다는 것은 한순간 그 대상을 향한 그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은 불행에 빠지는 행위이다. 누군가를 바라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그 시선에 합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 }, - { - "title": "왕국", - "author": "요시모토 바나나", - "content": "잃어버린 것을 아쉬워만 하느라 얻은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n새 문이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모르고 닫힌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슬퍼한 꼴이었다.\n무언가가 끝나면 반드시 무언가가 시작된다. 보든 안 보든 그것만이 나의 자유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이 세계의 진실을 알았음에도,\n생이 얼마나 덧없고 무의미하며 무가치한지를 이해했음에도,\n여전히 살고 싶은 것인가.\n그렇다면 삶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n알 수 없었다.\n다만, 불가해 속에서 재환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n어떻든 삶은 죽음을 의식할 때 가능한 것이었다.\n오랜 싸움이었다.\n처절한 사투의 끝에서,\n마침내 재환은 비로소 존재하고 있었다." - }, - { - "title": "어떻게 지내요", - "author": "시그리드 누네즈", - "content": "기도란 무엇인가. 신은 과연 듣고 있기나 한가. 감독은 관객/훔쳐보는 자가 이 두 질문을 곱씹기를 바랐다. 극장을 나서는 내 머릿속엔 잘 알려진 고무적 격언이 떠올랐다. 친절하라. 네가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니." - }, - { - "title": "「작별」", - "author": "한강", - "content":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으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순간에 하고 싶어 하는 말,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낸 뒤 남는 한 마디 말을 그녀는 했다. 날카로운 것에 움푹 찔린 것 같은 말투로 아이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나도 사랑해." - }, - { - "title": "소년을 위로해줘", - "author": "은희경", - "content": "비밀이 있다는 거 좋은 일이야. 비밀 그거, 사유재산이나 마찬가지지. 남몰래 인생의 부자가 되는 거니까. 근데 일단 있다는 걸 들켰으면 신고하고 세금은 내야 할걸." - }, - { - "title": "내게 무해한 사람", - "author": "최은영", - "content": "한심하게 사는구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심하게라도 살기까지 얼마나 힘을 내야 했는지, 마침내 배가 고프고 몸을 움직일 수 있고 밖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 }, - { - "title": "산책과 연애 (8)", - "author": "유진목", - "content": "'지금 죽는 것'에 실패한 나는 대신에 '언제든 사는 일을 그만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삶의 동력으로 삼았다. 언제든 그만 살면 되니까 생각하면 희한하게 조금 더 살 수 있었다. 정말로 그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 }, - { - "title": "무진기행", - "author": "김승옥", - "content": "흐린 날엔 사람들은 헤어지지 말기로 하자.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가까이 가까이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주기로 하자.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버렸다." - }, - { - "title": "떨림과 울림", - "author": "김상욱", - "content": "별이 되지 못한 입자들이 별 주위를 떠돌기도 한다. 여기에는 우주 공간을 떠돌던 원자들이 모인 먼지도 포함된다. 이들이 모여 지구와 같은 행성이 된다." - }, - { - "title": "양귀자", - "author": "모순", - "content":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솔직함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솔직함은 때론 흉기로 변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일 수도 있는 것이다." - }, - { - "title": "눈물을 마시는 새", - "author": "이영도", - "content": "아름다운 나의 벗이여, 내 형제여.\n살았을 적 언제나 내 곁에,\n죽은 후엔 영원히 내 속에 남은 이여\n다시 돌아온 봄이건만, 꽃잎 맞으며 그대와 거닐 수 없으니\n봄은 왔으되 결코 봄이 아니구나." - }, - { - "title": "사생활의 천재들", - "author": "정혜윤", - "content": "인간은 수많은 사람으로 태어나 한 사람으로 죽는다는 말이 있지. 우리 안에는 우리가 쓰지 못한 힘, 탐험하지 못한 모습, 발견하지 못한 보물, 미쳐 능력을 드러내지 못한 자아들이 넘쳐나고 있어. 우리는 그중 최악의 것이 아니라 최선의 것을 끄집어낼 수 있게 서로 도와야 해. 우리 자신이 자신에게 남은 단 한 가지 모습을 혐오스럽게 보지 않도록 서로 도와야 해." - }, - { - "title":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author": "김초엽", - "content": "잠시 머물렀다 사라져버린 향수의 냄새. 무겁게 가라앉는 공기.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흐느끼는 소리. 오래된 벽지의 얼룩. 탁자의 뒤틀린 나뭇결. 현관문의 차가운 질감. 바닥을 구르다 멈춰버린 푸른색의 자갈. 그리고 다시, 정적. 물성은 어떻게 사람을 사로잡는가." - } -] diff --git a/src/app/quotes.ts b/src/app/quotes.ts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c67e46b --- /dev/null +++ b/src/app/quotes.ts @@ -0,0 +1,602 @@ +export const quotes = [ + { + title: "작별하지 않는다", + author: "한강", + content: +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 }, + { + title: "바람이 분다", + author: "한강/ 바람이 분다, 가라.", + content: + "... 나를 사랑한다는 그 어떤 남자의 말은,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말일 수도 있고, 나를 오해하고 있다는 말일 수도 있고, 내가 그를 위해 많은 걸 버려주길 바란다는 말일 수도 있지. 단순히 나를 소유하고 싶거나, 심지어 나를 자기 몸에 맞게 구부려서, 그 변형된 형태를 갖고 싶다는 뜻일 수도 있고, 자신의 무서운 공허나 외로움을 틀어막아달라는 말일 수도 있어.\n\n그러니까,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내가 처음 느끼는 감정은 공포야.", + }, + { + title: "마이너리그", + author: "은희경", + content: + "우리들은 서로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마음 깊이 믿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분명한 것은 서로의 인생이 얽혀버렸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하찮은 인연이 끝까지 따라다니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 }, + { + title: "보통의 언어들", + author: "김이나", + content: +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쉴 새 없이 자기의 단점을 고백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급적이면 좋은 걸 더 많이 보는 사람은, 아마도 안에 좋은 게 더 많은 사람일 테다.", + }, + { + title: "의지와 증거", + author: "비그디스 요르트", + content: + "피할 수 없다면 잃어버리는 법을 연습하고 있어, 그녀는 말했다. 품위 있게, 기분 좋게 잃어야 해. 그녀는 최근 자신이 잃은 것들을 열거했고, 나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녀는 품위 있게, 기분 좋게 잃는 법, 어제 잃어버린 것을 슬퍼하거나 내일 무엇을 잃어버릴지 두려워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 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 '"지겹도록 노력을 해 봤으면 당신도 슬슬 깨달아야 할 거 아냐?\n그만큼 노력해도 안 된다면 잘못된 것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바로 이 세상이라는 걸."', + }, + { + title: "「희랍어 시간」", + author: "한강", + content: + "정말 몰랐습니까.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기로 당신이 나무토막을 집어 내 얼굴을 쳤을 때, 내가 즉시 기절했을 때, 델 것 같은 눈물이 내 눈에서 흐르고 있었던 것을 당신은 보았습니까.", + }, + { + title: "시간이 멈춘 자리에서", + author: "헬무트 두비엘", + content: + "삶이 열려 있음을 아는 것, 다음 산을 넘으면, 다음 골목으로 접어들면, 아직 알지 못하는 지평이 놓여 있으리라는 기대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 "우리는 늘 순간을 살아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n편린으로 남아 있는 기억들.\n그것에 살을 붙이고 의미를 만드는 것은\n결국 개별 존재들의 몫인 것이다.", + }, + { + title: "냉정과 열정사이", + author: "츠지 히토나리", + content: +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n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 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 + }, + { + title: "구의 증명", + author: "최진철", + content: + "희망은 해롭다. 그것은 미래니까. 잡을 수 없으니까.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끌어들이니까. 욕심을 만드니까. 신기루 같은 거니까. 이 말을 왜 해주고 싶었냐면, 나는 아무 희망 없이 살면서도 끝까지, 죽는 순간에도 어떻게든 살고 싶었는데, 그건 바로 담이 너 때문에. 희망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 }, + { + title: "작별인사", + author: "김영하", + content: + "잠깐이지만 우주의 아름다움을 엿보고 갈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이걸 다시 보려면 억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 거야.", + }, + { + title: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author: "김초엽", + content: + "우리가 소비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오직 감정 그 자체였던가?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의미가 배제된 감정만을 소비하는 것은 인간을 단순히 물질에 속박된 동물로 전락시키는 일이 아닐까? 애초에 인간이 의미를 추구하는 행위조차도 궁극적으로 보다 고차원적인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지 않은가?", + }, + { + title: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author: "김초엽", + content: + "처음으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깔개 위에 몸을 뉘였을 때 희진은 문득 울고 싶었다. 고작 그 정도의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 "욕망은 곧 시선에서 시작된다.\n누군가가 다른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n이곳은 그 시선의 비극이 처음으로 발생하는 장소였다.", + }, + { + title: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author: "코맥 매카시", + content: + "인생은 매순간이 갈림길이고 선택이지. 어느 순간 당신은 선택을 했어. 다 거기서 초래된 일이지. 결산은 꼼꼼하고 조금의 빈틈도 없어. 그림은 그려졌고 당신은 거기에서 선 하나도 지울 수 없어. 당신 뜻대로 동전을 움직일 수는 없지. 절대로. 인생의 길은 쉽게 바뀌지 않아. 급격하게 바뀌는 일은 더구나 없지. 당신이 가야 할 길은 처음부터 정해졌어.", + }, + { + title: "영원한 화자", + author: "김애란", + content: + "나는 따뜻한 사람이지만, 당신보다 당신의 절망을 경청하고 있는 나의 예의바름을 더 사랑하고 있는 점에서 무례한 사람이다.", + }, + { + title: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 author: "에릭 와이너", + content: + "좋은 질문은 그렇다. 사람을 단단히 붙잡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프레임을 다시 짜서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해답을 찾게 할 뿐만 아니라 해답을 찾는 행위 그 자체를 재평가하게 만든다.", + }, + { + title: "사랑에 물들다", + author: "정현주", + content: +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마음속에 바다를 갖게 되는 일이야.\n사랑이 두려워 도망가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바다라는 건 평생을 퍼내도\n다 퍼낼 수가 없는 거잖아. 바닷물을 퍼내기보단 내 안의 바다에 충실하자고 생각했어.", + }, + { + title: "지구 끝의 온실", + author: "김초엽", + content: + '"저는 진실이 뭔지 몰라요. 지수 씨가 정말로 뭘 한건지는 알 수 없죠. 당신의 마음이 실제로 유도된 것인지는요. 어쨌든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n그렇게 오랜 시간 변하지 않았던 마음은, 정말로 그곳에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 + { + title: "노르웨이의 숲", + author: "무라카미 하루키", + content: + '"근데, 넌 어떻게 그런 사람만 좋아하는 거야? 우린 다 이상하게 비틀리고 꼬여서 버둥거리기만 하다가 점점 깊은 물에 가라앉은 사람들이야, 나도 기즈키도 레이코씨도, 모두가 그래. 왜 좀 제대로 된 사람을 좋아할 수 없는 거야?"\n"그건 내 눈에도 그리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 너도 기즈키도 레이코씨도 이상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내 눈에 좀 이상해 보이는 인간들은 모두 당당히 바깥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지."\n"그렇지만 우린 어딘가가 잘못됐어. 난 알아."', + }, + { + title: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 (10)", + author: "장수연", + content: + "나로 말할 것 같으면, 'MBC 파업'이라는 사안은 커녕 내 몫의 경험조차도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하나 건진 명제는 '모든 사람은 나빠질 가능성을 품고 산다'는 것. 나는 정말로 이 사실이 무섭다. 누구나 언제든 내가 증오하고 경멸했던 사람들, 한심하게 여겼던 사람들처럼 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한두 번만 눈감으면 된다. 외면은 습관처럼 익숙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 그게 맞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 }, + { + title: "밝은 밤", + author: "최은영", + content: + "그렇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일, 이 세상에 머물다 사라진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기억되고 싶을까. 나 자신에게 물어보면 언제나 답은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기원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이 인간의 최종 결말이기도 했다.", + }, + { + title: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author: "무라카미 하루키", + content: + "미숙함은, 젊음은 모두 같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기다리지 못한다는 것. 어떤 일을 하면 금방 결과를 보고 싶어한다. 인생이란 곧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교훈은 평균수명의 절반 이상을 살아보지 않고는 체감할 수 없다. 그리고 진절머리 나는 일이지만 그 교훈이 진실이라는 걸 깨달으려면 아마도 남은 인생 전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 "선생은 말하고 싶은 것이다.\n이곳은 최초의 악몽.\n꿈이 곧 현실이 되는 세계.\n돈을 믿는 자가 숫자에 가치를 부여하여 자본의 세계를 살 듯,\n많은 이들이 믿는 허상은 힘을 가지게 된다.", + }, + { + title: "인간 실격 (첫번째 수기)", + author: "다자이 오사무", + content: +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n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n\n나한테는 재난 덩어리가 열 개 있는데,\n그중 한 개라도 이웃 사람이 짊어지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는 충분히 치명타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일도 있었습니다.\n\n그것은 인간에 대한 저의 최후의 구애였습니다.\n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 + { + title: "강철 같은 마음", + author: "강철의 연금술사", + content: + "아픔이 없는 교훈에는 의미가 없다.\n사람은 무언가의 희생이 없인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까.\n하지만 그 아픔을 견디고 넘어섰을 때,\n사람은 무엇에도 지지 않는 강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n\n그래, 강철 같은 마음을..", + }, + { + title: "「희랍어 시간」", + author: "한강", + content: + "당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희랍식 논증의 방식으로 이따금 나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무엇인가를 잃으면 다른 무엇인가를 얻게 된다는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할 때, 당신을 잃음으로써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 보이는 세계를 이제 잃음으로써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 }, + { + title: "「모래로 지은 집」", + author: "최은영", + content: +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사람에게 연연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상하고 망가지고 비뚤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구질구질하고 비뚤어진 인간이 되느니 차라리 초연하고 외로운 인간이 되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 }, + { + title: "산책과 연애 (1)", + author: "유진목", + content: + "내 숱한 경험에 비추어 내린 결론은 이렇다. 사람은 믿을 필요도 의심할 필요도 없다. 타인은 그저 내버려두면 된다. 먼 산을 보듯 바라보면 안전하다. 믿을 것도 의심할 것도 속을 것도 없다. 그런데 먼 산이 갑자기 나를 향해 성큼 다가온다면? 그래서 지각이 변동하는 힘으로 나를 뒤흔들었다면? 가까이서 보니 이름 모를 풀과 꽃이 잔뜩 피어 있고 중턱쯤엔 쉬기 좋은 커다란 나무 그늘이 있어 그 산에 오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정상에 올라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싶다면?", + }, + { + title: "영화 풀잎들", + author: "홍상수", + content: + "사람들이 만나는구나 서로 감정이 부닥치고 감정으로 힘을 내고 아무 상관도 없던 삶이 엮어지고 서로 같이 서서 있게 되는구나. 결국은 사람은 감정이고 감정은 너무 쉽고 너무 힘 있고 너무 귀하고 너무 싸구려고 너무 그립다. 그렇다. 지금은,", + }, + { + title: "해가 지는 곳으로", + author: "최진영", + content: +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n\n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걷고 걸었다. 위험은 수없이 많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땐 그게 전쟁인지도 몰랐다. 뭔지도 모르고 사람을 죽였다. 아무도 죽이지 않고 살아남는 것. 그게 가능할까.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세계는 뒤집어졌고 인류의 질서는 제로가 되었다.\n\n생명은 여전히 고귀한가.\n살인은 아직도 죄악인가.", + }, + { + title: "두 도시 이야기 p.15", + author: "찰스 디킨스", + content: +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 + { + title: "죽은 시인의 사회", + author: "피터 위어", + content: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길을 가거라. 바보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간에.", + }, + { + title: "무진기행", + author: "김승옥", + content: + "찾아가는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 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바입니다.\n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n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n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다 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 }, + { + title: "파과 p.342", + author: "구병모", + content: + "사라진다.\n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n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 }, + { + title: "디스 옥타비아 (5)", + author: "유진목", + content: + "우리는 살아 있기 때문에 살아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처럼. 한 때 나는 만족스러운 삶의 한가운데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 절망했다. 우리가 함께하는 삶이 반드시 끝나리라는 것. 나는 혼자 남겨지리라는 것.", + }, + { + title: "슬픔을 아는 사람", + author: "유진목", + content: + "내가 그랬지? 몸과 마음이 좋지 못해서 누워만 있었지? 계속 잠만 잤지? 방문 밖에서 고양이가 울어도 나가보지 않았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일어설 수 없었지?\n\n그러니 매일 시를 쓰면 좋겠다는 욕심은 갖지 말도록 하자. 어느 날은 쓸 수 있고 어느 날은 쓸 수 없음을 받아들이자. 쓸 수 없는 날에는 남의 좋은 것을 보도록 하자. 무엇이 좋은지 또 무엇이 나쁜지 분별하도록 하자. 그리고 나도 좋은 것을 만들자. 부디 그렇게 하자.\n다시는 그렇게나 오래 잠들지 말자.", + }, + { + title: "파과", + author: "구병모", + content: + '"언젠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너는 저리로 나가야 해. 톡 대기만 해도 열리는 거 봤지? 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다 서서히 굶어 죽는 건 딱 질색이다. 돌봐줄 사람을 찾든 쓰레기통을 뒤지든, 너는 나가서 어떻게든 살아야 해. 단 개장수들한테는 잡히지 말고."', + }, + { + title: "질투는 나의 힘", + author: "기형도", + content: +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n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n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n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n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n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n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n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n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n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n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n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n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n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 + { + title: "고독과 외로움", + author: "박준", + content: +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 }, + { + title: "새의 선물", + author: "은희경", + content: + "어느 날 나는 지나간 일기장에서 '내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긴 목록을 발견했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않는단 말인가. 이 세상 모든 것은 다면체로서 언제나 흘러가고 또 변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사람의 삶 속에 불변의 의미가 있다고 믿을 것이며 또 그 믿음을 당연하고도 어이없게 배반당함으로써 스스로 상처를 입을 것인가. 무엇인가를 믿지 않기로 마음먹으며 그 일기를 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삶을 꽤 심각한 것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 }, + { + title: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 author: "테드 창", + content: + "당신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당신 성격의 일부가 되고, 당신이라는 사람을 형성하니까요. 만약 당신이 잘못 받은 거스름돈을 언제나 돌려주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지금 행동은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영향을 끼칠 거예요.\n우리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선한 일을 할 때마다, 당신은 다음번에도 선한 일을 할 가능성이 많은 인물로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건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 }, + { + title: "디스 옥타비아 (4)", + author: "유진목", + content: + "나는 쓸 수 있었다. 나는 기다릴 수 있었고, 사랑할 수 있었다. 나는 화를 낼 수 있었고, 마침내 웃을 수도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오해할까 봐 상심했었고, 내가 틀렸을까 봐 몰래 걱정했었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이 있었고, 하고난 뒤에는 반드시 후회하는 말이 있었다. 나에게는 예감이 있었다. 나는 인생이 예감과는 전혀 다른 것을 가져올 때 놀라움을 느꼈다.", + }, + { + title: "밝은 밤", + author: "최은영", + content: +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 }, + { + title: "얼어붙은 송곳니", + author: "노나미 아사", + content: +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그런 거들먹거리는 말을 할 생각은 없다. 그저 완전한 타인에 대한 증오 따위 그렇게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미워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사건, 쉴 새 없이 나타나는 범죄자에 대해 그런 풋내 나는 감상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럴 만큼 한가하지 않다.", + }, + { + title: "사랑하기 좋은 계절에", + author: "이묵돌", + content: +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좌절한다. 주체할 수 없이 설레고 답답해한다. 흥분하고 축 가라앉는다. 황홀해지고 우울해진다. 밀어내고 도로 껴안는다. 꼴도 보기 싫었다가 한없이 그리워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싸우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화해한다. 한때는 콱 죽어버리고 싶었지만 요새는 영원히 살고 싶다. 좀처럼 이해되지 않지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쯤은 이해하고 있다. 당신이 찾던 답과 다르다면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 }, + { + title: "전지적 독자 시점", + author: "싱숑", + content: + "오늘은 2월 15일.\n스마트폰의 날짜는 그랬다. 이곳의 시간과 지구의 시간은 일치하지 않는다.\n그러니 이 표기는 그저 '오류'일 뿐일 것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그저 우연히 매겨진 날짜.\n그럼에도 만약, 어떤 기적이 일어나 저 날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n\n오늘은, 나의 생일이었다.", + }, + { + title: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author: "김수현", + content: + "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내 삶과 비교하는 것이\n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이야기했다.\n우리 역시 약간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구경하고,\n그 대가로 비참함을 지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n하지만 그렇게 충족된 호기심으론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n그 에너지와 호기심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삶을 돌보는 데 사용해야 한다.\n그러니, 타인의 삶에 기꺼이 친구는 되어주되 관객은 되지 말자.", + }, + { + title: "복자에게", + author: "김금희", + content: + "상처가 깊은 사람에게는 누군가를 믿을 힘이 없다는 것, 눈으로 보이지 않는 편까지 헤아려 누군가의 선의를 알아주기 힘들다는 것까지는 나 역시 헤아리지 못했다.", + }, + { + title: "나무야 나무야 p.91", + author: "신영복", + content: + "위로는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위로는 그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좌절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 + { + title: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 author: "조수경", + content: + "만일 당신이 종종 마음을 앓는 사람이라면, 아마 계절의 아름다움이라든가 노래 한 곡이 주는 행복 같은 것도 더 깊이 느끼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당신이 당신의 섬세한 심장을 믿었으면 좋겠다.", + }, + { + title: "당신의 아주 먼 섬", + author: "정미경", + content: + "어떤 시간은, 그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임을 예견하게 한다. 어떤 하루는, 떠올리면 언제라도 눈물이 날 것이라는 걸 미리 알게 한다.", + }, + { + title: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 author: "안리타", + content: + "가만히 파도 소리를 듣는다.\n파도는 당신의 맥박을 닮았고, 더 이상 언어 따위는\n종말해도 무관할 이 순간을 닮았고,\n부서져도 좋을 심장을 닮았다.\n오래전 당신과 나는\n어쩌면 진짜\n하나의 바다였다고 생각했다.", + }, + { + title: "나미야 점화점의 기적", + author: "히가시노 게이고", + content: + "지금 선택한 길이 올바른 것인지 누군가에게 간절히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고민이 깊어지면 그런 내 얘기를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 같다. 어딘가에 정말로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밤새 써 보낼 고민 편지가 있는데, 라고 헛된 상상을 하면서 혼자 웃었다. 어쩌면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너무도 귀하고 그리워서 불현듯 흘리는 눈물 한 방울에 비로소 눈앞이 환히 트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 }, + { + title: "전지적 독자 시점", + author: "싱숑", + content: + "지금껏 나를 살게 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세계의 흔적들. 그런 걸 보고, 어떻게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있겠어.", + }, + { + title: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author: "우종영", + content: +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 그리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 }, + { + title: "정확한 사랑의 실험", + author: "신형철", + content: +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새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의 사랑은 질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 }, + { + title: "힘을 주는 존재", + author: "강송희", + content: + "될 것 같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n그 힘으로 인생이 굴러가기도 한다.\n\n그리고 그 누군가가 나일 때,\n가장 힘이 세다.", + }, + { + title: "트로피컬 나이트", + author: "조예은", + content: + "이거 하나만 기억해줘. 물은 어디로든 가고 어디로든 흐르잖아. 아마 세상도 곧 그렇게 될거야. 이건 확신이야. 내 애정이, 내 목소리가 너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닿을 거라고 믿어.\n내 꿈속의 네가 진짜 너라면, 내 손을 잘 간직해줘.", + }, + { + title: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 author: "조세프 응우옌", + content: + "우리의 직관과 내적 지혜(신)는 항상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당신은 뭔가를 해야 한다고 귀에다 속삭이던 그 작은 목소리를 기억하나요? 가령 직장을 그만둘 때가 됐다든가, 당신에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라든가, 누군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라든가, 친구에게 다시 연락해보라는 조언을 들려주었을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은 바로 그 직감입니다.", + }, + { + title: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author: "프랑수아즈 사강", + content: +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 }, + { + title: "디오니소스 찬가", + author: "프리드리히 니체", + content: + "혼잡 속으로 들어가라. 사람들 속으로 가라. 모두가 있는 장소로 향하라. 모든 이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은 더욱더 온화하고 착실하며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고독한 것은 좋지 않다. 고독은 당신을 깔끔하지 못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고독은 인간을 부패시키고 폐인으로 만든다. 자, 집을 나서서 거리로 가라.", + }, + { + title: "모순", + author: "양귀자", + content: +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n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n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한 채 살게 될 것이다.\n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무엇이다.", + }, + { + title: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author: "신형철", + content: + "설사 상대방이 가진 것에 매혹되면서 관계가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 관계가 상대방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이해로 돌이킬 수 없이 깊어질 때에만,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 "옷.\n재환 자신인 동시에 재환이 아닌 존재들.\n그런 존재들이 자신을 대신해서 죽어갔다.\n그를 '존재'로 남기기 위해.\n처음 이 여정을 시작한 이유를 지켜내기 위해.", + }, + { + title: "연금술사", + author: "파울로 코엘료", + content: + "우리는 단순하게 사는 법을 잊어버렸다.\n바쁜 일상 속에 간혹 비치는 오아시스 앞에 앉은 듯한 고요한 순간이 찾아와도\n우리는 그것이 우리 삶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예비해주는 귀중한 순간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 }, + { + title: "아가미", + author: "구병모", + content: + "강하는 그 이름을 일상적으로 부르는 것조차 두려웠던 거예요.\n한 번 제대로 마주한 적 없는 존재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 한 음절이 혈관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마침내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 }, + { + title: "라라랜드 평론글", + author: "허지웅", + content: + '만약에 네가 조금 더 우리를 믿었다면\n만약에 내가 조금 더 강한 사람이었다면\n\n이루어질 리 없고 되풀이 될 리 없으며\n되돌린다고 해서 잘될 리 없는 것을\n모두가 대책없이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어서\n"만약에"는 슬픈 것이다.', + }, + { + title: "디스 옥타비아 (9)", + author: "유진목", + content: + "삶은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순조롭게 흘러간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불행은 나를 찾아오지만 행복은 내가 찾아가는 것이다. 삶은 그것을 거스른 적이 없었다.", + }, + { + title: "모래로 지은 집", + author: "최은영", + content: +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사람에게 연연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상하고 망가지니 차라리 초연하고 외로운 인간이 되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 }, + { + title: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 author: "이슬아", + content: + "나는 아직 누구를 너무 좋아하는 동안 그 사람에 대해 의연해지는 법을 모른다. 누군가와 같이 잘 지내는 것에도 실패하고 혼자 잘 지내는 것에도 실패하는 날이 있다. 그런 실패뿐인 날에는 열심히 뛰어서 땀을 내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에 오는 수밖에 없다.", + }, + { + title: "너의 그림자를 읽다", + author: "Jill Bialosky", + content: + "우리는 잠들고, 깨어나고, 기도하고, 희망하고, 나무의 잎사귀가 다른 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지는 못한다. 건널목에서 버스 한 대가 지나갈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기분이 들 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목숨을 위협할 만한 끔찍한 고통 속에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한다.", + }, + { + title: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author: "코맥 매카시", + content: + "너는 어제 몇 시에 일어났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중요한 건 어제야. 다른 건 중요치 않아.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너의 인생이 되지. 그밖엔 아무것도 없어. 너는 도망가서 이름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지 몰라.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천장을 바라보며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하고 묻게 돼.", + }, + { + title: "나는 사랑을 구원이라 믿는다", + author: "채민지", + content: + "올해에는 어떠한 계절이 와도\n떠오르는 사람 하나 없길 바랐는데\n나는 역시 추억에 너무 약해\n내가 사랑했던 것들을\n도무지 쉽게 잊을 수가 없다\n\n나는 너를\n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라\n너에게 사랑받던 나를\n버리지 못하는 거야\n내가 생각해도 그때의 나는\n너무나 행복해 보이고 예뻤거든\n\n나는 떠난 사람을 기억 속에 적당히 남겨두고\n떠올리며 그리워하는 일을 사실 좋아한다\n\n내가 사랑한 것들이\n나를 불행하게 해도\n나는 그들을 사랑해", + }, + { + title: "생각이 나서", + author: "황경신", + content: +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누군가를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n있다와 없다는 공생한다.\n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 }, + { + title: "깊은 슬픔", + author: "신경숙", + content: + "왜 이해는 이렇게 늦게 오는 건지.\n다 지나가고 돌이킬 수 없을 때 오는 건지.\n이해하고 싶지만 삶은 이해하는 게 아닌지 모른다.\n그냥 살아가야 하는 건지도.\n그렇기 때문에 아픔이 이렇게 멈추지 않는 건지도.", + }, + { + title: "사생활의 천재들 (8)", + author: "정혜윤", + content: + "저는 자신의 한계에도 장점에도 고통에도 행운에도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한계는 한탄하고 장점은 과장하는 그런 태도 말고요. 한계도 장점도 길을 내딛는 하나의 원료로 쓰는 거지요. 어차피 한계와 결핍과 고통에서 모든 중요한 것들이 다 나옵니다.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서글픈 일은 아닙니다. 고통이 없다면, 고통이 없기만 바란다면, 고통이 없는 척한다면, 고통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둔다면 우린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할 것입니다.", + }, + { + title: "풀이 눕는다", + author: "김사과", + content: + "사랑은 책임을 뜻하지 않는다. 그건 가장 살아 있다는 걸 뜻했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를 망각한다는 뜻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금 이 순간만을 바라보겠다는 약속이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한편 책임이란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쇠사슬에 현재를 묶어놓겠다는 뜻이고, 그래서 그건 사랑의 반대였다. 사랑은 쇠사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시간 자체이지, 그것에 대한 대비나 계획이 아니다. 그러니까 돈 따위가 우리의 사랑을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 + }, + { + title: "아침의 피아노(2)", + author: "김진영", + content: + "마음이 너무 무거운 건 이미 지나가서 무게도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다.\n너무 가벼운 것 또한 아직 오지 않아서 무게 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 때문이었다.\n모두가 마음이 제 무게를 잃어서였다.\n제 무게를 찾으면 마음은 관대해지고 관대하면 당당해진다.", + }, + { + title: "사양", + author: "다자이 오사무", + content: + "행복감이란 비애의 강바닥에 가라앉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의 극한을 지나 아스라이 신기한 불빛을 보는 기분. 이런 게 행복감이라면 폐하도 어머니도 그리고 나도, 분명 지금, 행복한 거다. 고즈넉한 가을날 아침. 햇살 따사로운 가을 뜰.", + }, + { + title: "어린이라는 세계", + author: "김소영", + content: + "언제나 절망이 더 쉽다. 절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얻을 수 있고, 무엇을 맡겨도 기꺼이 받아 준다. 희망은 그 반대다. 갖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요구하는 것이 많다. 바라는 게 있으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외면하면 안 된다고, 심지어 절망할 각오도 해야 한다고 우리를 혼낸다. 희망은 늘 절망보다 가차 없다. 그래서 우리를 걷게 한다.", + }, + { + title: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 author: "오스카 와일드", + content: + "젊을 때 당신의 젊음을 깨달으시오. 쓸데없는 것에 귀 기울이거나 희망 없는 실패를 만회하려 발버둥치거나, 아니면 무지한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 저속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삶을 내주면서 당신의 황금 시절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시오. 그 모든 것은 다 우리 시대의 감상적인 목적이고 그릇된 이상에 불과하고. 당신의 삶을 사시오!", + }, + { + title: "구의 증명", + author: "최진영", + content: + "힘든 일할 때 시간이 빨리 가면 좋잖아.\n주저하다가 물었다.\n그 속도로 내 삶이 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좀......무서워.\n주저하며 구가 대답했다. 한참 후에 덧붙였다.\n그렇게 늙어버리는 거 순간일 것 같아.", + }, + { + title: "모순", + author: "양귀자", + content: +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 }, + { + title: "낙원", + author: "압둘라자크 구르나", + content: + "그들은 가난과 물가에 대해 불평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 자신들의 거짓말이나 잔인함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 }, + { + title: "연인", + author: "마르그리트 뒤라스", + content: + "바라본다는 것은 한순간 그 대상을 향한 그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은 불행에 빠지는 행위이다. 누군가를 바라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그 시선에 합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 }, + { + title: "왕국", + author: "요시모토 바나나", + content: + "잃어버린 것을 아쉬워만 하느라 얻은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n새 문이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모르고 닫힌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슬퍼한 꼴이었다.\n무언가가 끝나면 반드시 무언가가 시작된다. 보든 안 보든 그것만이 나의 자유다.", + }, + { + title: "멸망 이후의 세계", + author: "싱숑", + content: + "이 세계의 진실을 알았음에도,\n생이 얼마나 덧없고 무의미하며 무가치한지를 이해했음에도,\n여전히 살고 싶은 것인가.\n그렇다면 삶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n알 수 없었다.\n다만, 불가해 속에서 재환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n어떻든 삶은 죽음을 의식할 때 가능한 것이었다.\n오랜 싸움이었다.\n처절한 사투의 끝에서,\n마침내 재환은 비로소 존재하고 있었다.", + }, + { + title: "어떻게 지내요", + author: "시그리드 누네즈", + content: + "기도란 무엇인가. 신은 과연 듣고 있기나 한가. 감독은 관객/훔쳐보는 자가 이 두 질문을 곱씹기를 바랐다. 극장을 나서는 내 머릿속엔 잘 알려진 고무적 격언이 떠올랐다. 친절하라. 네가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니.", + }, + { + title: "「작별」", + author: "한강", + content: +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으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순간에 하고 싶어 하는 말,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낸 뒤 남는 한 마디 말을 그녀는 했다. 날카로운 것에 움푹 찔린 것 같은 말투로 아이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나도 사랑해.", + }, + { + title: "소년을 위로해줘", + author: "은희경", + content: + "비밀이 있다는 거 좋은 일이야. 비밀 그거, 사유재산이나 마찬가지지. 남몰래 인생의 부자가 되는 거니까. 근데 일단 있다는 걸 들켰으면 신고하고 세금은 내야 할걸.", + }, + { + title: "내게 무해한 사람", + author: "최은영", + content: + "한심하게 사는구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심하게라도 살기까지 얼마나 힘을 내야 했는지, 마침내 배가 고프고 몸을 움직일 수 있고 밖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 }, + { + title: "산책과 연애 (8)", + author: "유진목", + content: + "'지금 죽는 것'에 실패한 나는 대신에 '언제든 사는 일을 그만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삶의 동력으로 삼았다. 언제든 그만 살면 되니까 생각하면 희한하게 조금 더 살 수 있었다. 정말로 그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 }, + { + title: "무진기행", + author: "김승옥", + content: + "흐린 날엔 사람들은 헤어지지 말기로 하자.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가까이 가까이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주기로 하자.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버렸다.", + }, + { + title: "떨림과 울림", + author: "김상욱", + content: + "별이 되지 못한 입자들이 별 주위를 떠돌기도 한다. 여기에는 우주 공간을 떠돌던 원자들이 모인 먼지도 포함된다. 이들이 모여 지구와 같은 행성이 된다.", + }, + { + title: "양귀자", + author: "모순", + content: +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솔직함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솔직함은 때론 흉기로 변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일 수도 있는 것이다.", + }, + { + title: "눈물을 마시는 새", + author: "이영도", + content: + "아름다운 나의 벗이여, 내 형제여.\n살았을 적 언제나 내 곁에,\n죽은 후엔 영원히 내 속에 남은 이여\n다시 돌아온 봄이건만, 꽃잎 맞으며 그대와 거닐 수 없으니\n봄은 왔으되 결코 봄이 아니구나.", + }, + { + title: "사생활의 천재들", + author: "정혜윤", + content: + "인간은 수많은 사람으로 태어나 한 사람으로 죽는다는 말이 있지. 우리 안에는 우리가 쓰지 못한 힘, 탐험하지 못한 모습, 발견하지 못한 보물, 미쳐 능력을 드러내지 못한 자아들이 넘쳐나고 있어. 우리는 그중 최악의 것이 아니라 최선의 것을 끄집어낼 수 있게 서로 도와야 해. 우리 자신이 자신에게 남은 단 한 가지 모습을 혐오스럽게 보지 않도록 서로 도와야 해.", + }, + { + title: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author: "김초엽", + content: + "잠시 머물렀다 사라져버린 향수의 냄새. 무겁게 가라앉는 공기.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흐느끼는 소리. 오래된 벽지의 얼룩. 탁자의 뒤틀린 나뭇결. 현관문의 차가운 질감. 바닥을 구르다 멈춰버린 푸른색의 자갈. 그리고 다시, 정적. 물성은 어떻게 사람을 사로잡는가.", + }, +]; diff --git a/src/app/store/index.ts b/src/app/store/index.ts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ffe98f0 --- /dev/null +++ b/src/app/store/index.ts @@ -0,0 +1,16 @@ +import { create } from "zustand"; + +// 초기 상태 정의 +interface ID { + id: string; + setId: (id: string) => void; +} + +const IdStore = create@@ -153,9 +181,22 @@ export default function Home() { onKeyDown={handleKeyDow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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